영화 매트릭스가 다루고 있는 중요한 주제는 실제에 대한 물음이다. 극중 주인공인 Thomas Anderson은 낮에는 한 회사의 프로그래머로서, 밤에는 네오라는 이름의 해커로서의 삶을 산다. 그가 사는 세계는 그에게 극히 사실이고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실존의 대상이다. 하지만 갑자기 그에게 찾아온 Morpheus는 Neo가 사는 세계는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Artificial Intelligent가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 매트릭스이며 실제 본인은 기계의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태어날 때부터 작은 공간에서 온 몸에 전선을 연결시킨 채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가 이제까지 사실이라고 믿고 있던 모든 경험적이고 감각적인 것들은 기계가 뇌를 자극하여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한 것이었다. 진실을 알게 된 네오는 빨간 약Red Pill을 먹고 실제의 세계로 가게 된다.
여기서 관객은 영화가 제기한 실제에 대한 의문에 대한 대답을 받고 더 이상의 의심은 멈춘다. 매트릭스에서 깨어난 네오는 당연히 실제의 세계로 돌아갔고 그 실제 세계의 승리를 위해서 자신의 잠재능력(주인공으로서의)을 보여주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과연 매트릭스에서 깨어난 세계 즉 시온Zion과 기계 더미, 맛없어 보이는 풀죽이 주식인 세계가 실제라고 확신 할 수 있을까?
매트릭스에 Morpheus는 Neo에게 한 말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Have you ever had a dream, that you were so sure was real? What if you were unable to wake from that dream? How would you know the difference between the dream and the real world?
현실과 구분 할 수 없을 정도로 리얼한 꿈을 꾼 적이 있니? 만약 너가 그 꿈에 깨어날 수 없다면 너는 어떻게 그 꿈과 실제 세계를 구분할 수 있겠니?
그 유명한 플라톤Plato의 동굴우화(태어날 때부터 동굴 안에서 수갑에 채워져서 모닥불에 반사되는 그림자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 반사되는 그림자가 실제라고 오해하게 되는 상황) 실제에 대한 오해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다.
회의론자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실제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특히 근대 철학의 창시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회의론자인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1596~1650)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서 자신이 믿는 사실에 대한 경험적인 근거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특히 모든 감각적인 근거는 완벽하게 정확한Absolutely certain 것이라고 여길 수 없고 오로지 자신이 의심을 한다는 것만이 인정할 수 있는 의심 불가능한 것이라고 여기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그 유명한 명제를 탄생시킨다. 다시 말해 데카르트는 오감을 통해 알 수 있는 경험적인 사실이 믿을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이다. 즉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가 책상에 앉아서 작은 노트북의 키보드를 하나 하나 누르고 있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명백한 일이지만 이것이 긴 꿈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명의 회의론자인 Hilary Putnam은 만약의 교통사고로 인하여 온 몸이 부숴졌을 때 뇌만 따로 분리하여 통 속에 집어 넣고 양분을 주입하면서 특정한 자극, 즉 기분을 좋게 하는 자극이라거나 평범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자극을 인위적으로 준다면 그 자극을 받는 뇌는 자신이 거짓된 자극을 받아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과 같은 환상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라는 물음을 제기 한다. 즉 우리의 삶이 통 속에서 양분과 전기 자극을 받고 있는 뇌 그 자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뇌 덩어리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러한 회의론자들의 시각은 빨간 약Red Pill을 먹은 Neo의 세계, 즉 시온Zion이 존재하는 세계 또한 실제라고 확신할 수 없게 만든다. 혹은 새롭게 만난 Morpheus의 세계가 거짓이고 환상일지 모르는 것이다. 매트릭스에서 Mr. Anderson의 삶이 실제이고 빨간 약Red Pill을 먹고 인간을 구원하고 기계와의 화합을 이뤄내는 영웅Neo로서의 삶이 한낱 기분 좋은 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당신은 현실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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